글쓰기의 감각
7월 29, 2026
저자(Author) : 스티븐 핑커(Steven Pinker)
▩ 개 요
‘스티븐 핑커(Steven Pinker)’의 『글쓰기의 감각(The Sense of Style)』은 인지과학과 언어학의 대가인 저자가 현대적인 관점에서 풀어낸 글쓰기 지침서입니다. 단순히 “하라, 하지 마라”식의 교조적인 문법 교본이 아니라, ‘독자의 마음이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이해함으로써 더 나은 글을 쓰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 주 제
1. 고전적 스타일: 세상을 향한 창
핑커가 가장 강조하는 모델은 ‘고전적 스타일(Classical Style)’입니다. 이는 글쓰기를 “세상을 비추는 창”으로 보는 태도입니다.
- 관점의 일치: 필자는 이미 진리를 보았고, 독자에게 그 장면을 보여주려는 안내자 역할을 합니다.
- 구체성: 추상적인 개념보다는 구체적인 사물과 동작을 사용하여 독자의 머릿속에 선명한 이미지를 그립니다.
- 평등한 관계: 독자를 지능적이고 유능한 존재로 대우하며, 불필요한 전문 용어로 위세를 부리지 않습니다.
2. ‘지식의 저주’ 극복하기
이 책의 핵심 통찰 중 하나는 ‘지식의 저주(The Curse of Knowledge)’입니다. 이는 내가 아는 것을 상대방도 알 것이라고 착각하는 인지적 편향을 말합니다.
- 전문 용어의 함정: 전문가일수록 추상적인 단어 뒤로 숨으려 합니다. 핑커는 이를 ‘좀비 명사(명사화)’라고 부르며, 생동감 넘치는 동사로 바꿀 것을 권합니다.
- 해결책: 자신이 쓴 글을 타인의 눈으로 다시 보거나, 글의 흐름이 논리적인지 끊임없이 의심해야 합니다.
3. 문장의 나무: 통사론의 이해
핑커는 언어학자답게 문장의 구조를 ‘나무(Tree)’에 비유하여 설명합니다. 문법은 단순히 지켜야 할 규칙이 아니라, 독자의 단기 기억 장치가 정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도록 돕는 설계도입니다.
- 가까운 것은 가깝게: 수식어와 피수식어 사이의 거리를 좁혀 독자가 혼란을 느끼지 않게 합니다.
- 주제 우선: 문장의 앞부분에는 이미 알고 있는 정보를, 뒷부분에는 새로운 정보를 배치하여 정보의 흐름을 매끄럽게 만듭니다.
4. 규칙에 매몰되지 않는 지성
많은 글쓰기 책이 ‘Split Infinitive(부정사 분리)’나 ‘문장을 And로 시작하지 마라’ 같은 고전적 규칙을 고수합니다. 하지만 핑커는 이런 규칙들이 상당 부분 근거가 없거나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지적합니다.
- 합리적 회의론: 문법은 신성불가침의 영역이 아니라, 의사소통을 돕는 도구일 뿐입니다. 명료함과 우아함을 방해하는 고루한 규칙은 과감히 깨뜨릴 수 있어야 합니다.
- 일관성: 규칙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문체와 형식의 일관성입니다.

▩ 결 론
『글쓰기의 감각』은 좋은 글이란 ‘타인의 마음속에 내 생각을 성공적으로 복제하는 일’임을 일깨워줍니다. 핑커는 글쓰기의 기술적인 측면(문법, 구두점)과 심리적인 측면(공감, 명료성)을 결합하여, 독자가 글을 읽으며 겪는 지적 피로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가르쳐줍니다.
결국, 좋은 글은 자아를 뽐내는 수단이 아니라 세상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궁극적인 메시지입니다. 문학적 감수성과 과학적 분석이 결합된 이 책은, 21세기 지식인들이 가져야 할 가장 세련된 의사소통의 지도를 제공합니다.






▩ Contents <<< [글쓰기의 감각]
1장 잘 쓴 글 25
2장 세상으로 난 창 61
3장 지식의 저주 119
4장 그물, 나무, 줄 157
5장 일관성의 호 271
6장 옳고 그름 가리기 359
▩ 인용글(Quoted Passage) <<< [글쓰기의 감각]
▶ 문장의 나무(Sentence Tree)
스티븐 핑커가 『글쓰기의 감각』에서 강조한 ‘문장의 나무(Sentence Tree)’ 개념은 현대 언어학의 통사론(Syntax)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핑커는 우리가 글을 읽을 때 뇌가 단어를 하나씩 선형적으로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위계적인 그물망 구조로 재구성한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1. 문장의 위계적 구조 (The Hierarchical Structure)
우리는 글을 한 줄로 읽지만, 뇌는 이를 ‘구(Phrase)’ 단위로 묶어서 처리합니다. 핑커는 이를 나무 모양의 도식으로 설명합니다.
- 구절 구조(Phrase Structure): 문장은 명사구(NP), 동사구(VP), 형용사구(AP) 등으로 구성된 나뭇가지들이 모여 하나의 큰 줄기(S)를 이룹니다.
- 머리말(Head)과 수식어: 모든 구에는 핵심이 되는 ‘머리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매우 영리한 학생”에서 머리말은 ‘학생’입니다. 뇌는 이 머리말을 중심으로 주변 단어들을 가지치기하듯 연결합니다.
2. 작동 기억(Working Memory)과 나뭇가지의 무게
핑커가 통사론을 글쓰기에 끌어들인 가장 큰 이유는 독자의 뇌를 배려하기 위해서입니다. 인간의 작동 기억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나뭇가지가 너무 복잡하게 꼬이면 독자는 문장의 시작을 잊어버립니다.
① 오른쪽 가지 늘리기 (Right-Branching)
영어와 한국어 모두 문장의 핵심 정보를 앞에 두고, 부수적인 설명(가지)을 뒤로 붙이는 것이 인지적으로 편안합니다.
- 나쁜 예 (왼쪽 가지가 너무 김): “어제 내가 공원에서 만났던, 파란 모자를 쓰고 있던 그 남자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 좋은 예: “그 남자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그는 파란 모자를 쓰고 있었고, 어제 공원에서 만났던 사람이다.”
이유: 문장의 주어와 동사를 빨리 파악해야 뇌가 ‘나무’의 기둥을 세우고 나머지를 가지로 붙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② 수식어와 피수식어의 거리 (The Proximity Principle)
나뭇가지가 길어질수록 수식하는 대상과 수식받는 대상이 멀어지면 ‘오독’이 발생합니다.
- 혼란스러운 문장: “그는 학생들에게 사탕을 주었다 / 어제 시험에 합격한.”
- 이 경우 “어제 시험에 합격한”이 ‘학생들’인지 ‘사탕’인지 인지적 과부하가 걸립니다. 핑커는 수식하는 가지를 최대한 몸통 가까이에 붙여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3. 정보의 흐름: 구정보에서 신정보로
통사론적 구조는 단순히 문법의 문제가 아니라 정보 배치의 문제입니다. 핑커는 이를 ‘기능적 통사론’ 관점에서 설명합니다.
- 구정보(Given Information): 문장의 앞부분(주어 쪽)에는 독자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배치합니다.
- 신정보(New Information): 문장의 뒷부분(술어 쪽)에는 새롭게 전달할 핵심 정보를 배치합니다.
- 이 흐름이 지켜질 때, 독자의 뇌는 마치 매끄러운 컨베이어 벨트 위에 놓인 나무 구조를 보듯 글을 쉽게 흡수합니다.
4. 글쓰기에 주는 시사점
핑커가 말하는 ‘문장의 나무’를 이해하면 다음과 같은 실천이 가능해집니다.
- 동사를 살려라: 동사는 문장 나무의 엔진입니다. 추상명사로 문장을 딱딱하게 만들지 말고, 역동적인 동사를 사용해 나무에 생명력을 불어넣으세요.
- 가지치기를 두려워 말라: 너무 많은 수식어(형용사, 부사)는 나무의 중심축을 흔듭니다. 꼭 필요한 가지만 남기세요.
- 병렬 구조를 지켜라: 비슷한 역할을 하는 나뭇가지(구절)들은 비슷한 모양(문법 구조)을 가져야 독자가 패턴을 인식하기 쉽습니다.
결론적으로, 핑커에게 글쓰기란 ‘독자의 머릿속에 복잡한 나무 구조를 가장 효율적으로, 그리고 가장 적은 에너지를 써서 세워주는 설계 작업’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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