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5월 21, 2026
저자(Author) : 룰루 밀러(Lulu Miller)
▩ 개 요
‘룰루 밀러(Lulu Miller)’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Why Fish Don’t Exist)』는 단순한 과학 서적이나 평전이 아닙니다. 이 책은 과학적 사실, 저자의 자전적 고백, 그리고 철학적 반전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논픽션의 걸작’으로 꼽힙니다. 이미 눈치채셨을지도 모르지만, 이 책은 제목 그 자체가 거대한 스포일러이자 주제입니다.

▩ 주 제
1. 질서에 집착한 남자, 데이비드 스타 조던
저자 룰루 밀러는 삶의 혼란(사랑의 상실, 허무주의 등) 속에서 길을 잃었을 때, 19세기 분류학자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삶에 매료됩니다. 그는 평생을 이름 없는 물고기들에게 이름을 붙여주는 ‘질서 세우기’에 헌신한 인물입니다.
- 불굴의 의지: 지진으로 인해 자신이 수십 년간 수집한 물고기 표본 항아리들이 깨졌을 때, 그는 절망하는 대신 물고기의 살점에 직접 바늘로 이름을 꿰매 붙이며 다시 질서를 세웠습니다. 저자는 그 ‘희망의 끈기’를 배우고 싶어 그를 추적하기 시작합니다.
2. 밝혀지는 어두운 진실 (반전)
하지만 조던의 삶을 깊이 파헤칠수록, 저자는 그가 가진 ‘질서에 대한 집착’이 낳은 끔찍한 이면을 마주하게 됩니다.
- 오만과 독선: 그는 자신의 질서가 절대적이라 믿었고, 그 질서에 방해되는 것들을 제거하려 했습니다.
- 우생학의 신봉자: 조던은 부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사람들의 강제 불임 시술을 주장하는 등, 인류에게도 ‘등급’을 매기려 했던 미국 우생학의 핵심 인물이었습니다. 저자는 여기서 ‘질서를 세우려는 인간의 오만’이 얼마나 위험한지 깨닫습니다.
3.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 책의 핵심이자 과학적 반전입니다. 현대의 생물학적 분류 체계(분기학)에 따르면, 우리가 ‘물고기(Fish)’라고 부르는 범주는 과학적으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 예를 들어, ‘폐어’는 ‘연어’보다 ‘인간’과 유전적으로 더 가깝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저 물속에 산다는 이유로 그들을 ‘물고기’라는 하나의 바구니에 던져 넣었습니다.
- 이것은 인간이 편의를 위해 만들어낸 가짜 질서일 뿐이며, 자연의 실제 모습과는 다릅니다.
4. 결론: 민들레의 가치
저자는 ‘물고기’라는 범주가 해체되는 것을 보며 깨달음을 얻습니다.
- 민들레의 비유: 민들레는 누군가에게는 ‘잡초’이지만, 화가에게는 ‘물감’이고, 약초꾼에게는 ‘약’입니다.
- 우리가 세상을 정해진 질서(이름)로만 바라보는 것을 멈출 때, 비로소 사물의 진짜 가치와 경이로움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 이 책이 주는 메시지
“우리가 믿는 질서는 환상일 수 있으며, 그 환상을 부술 때 비로소 자유와 공감이 시작된다.”
- 과학적 통찰: 생물학적 분류의 허구성을 폭로합니다.
- 철학적 위로: 삶이 혼란스럽고 내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질 때, 오히려 그 ‘무질서’ 속에 아름다움이 있음을 역설합니다.






▩ Contents <<<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 1. 별에 머리를 담근 소년
- 2. 어느 섬의 선지자
- 3. 신이 없는 막간극
- 4. 꼬리를 좇다
- 5. 유리단지에 담긴 기원
- 6. 박살
- 7. 파괴되지 않는 것
- 8. 기만에 대하여
- 9. 세상에서 가장 쓴 것
- 10. 진정한 공포의 공간
- 11. 사다리
- 12. 민들레
- 13. 데우스 엑스 마키나
▩ 인용글(Quoted Passage) <<<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 분류학의 파괴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에서 가장 충격적이면서도 해방감을 주는 대목인 ‘분류학의 파괴’는 우리가 세상을 인식하는 근간을 뒤흔듭니다. 이를 과학적, 철학적 관점에서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드릴게요.
1. 분기학(Cladistics)의 관점: 유전적 거리의 진실
우리는 흔히 ‘물 속에 살고 지느러미가 있으면 물고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대 생물학의 ‘분기학(공통 조상을 바탕으로 생물을 분류하는 학문)’으로 들어가면 이 상식은 깨집니다.
- 폐어와 소의 관계: 허파로 숨을 쉴 수 있는 ‘폐어’라는 생물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외형만 보면 폐어는 연어와 같은 물고기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유전적으로 분석해 보면, 폐어는 연어보다 육지 동물인 ‘소’나 ‘인간’에 훨씬 더 가깝습니다.
- 공통 조상의 부재: ‘조류’라고 하면 공통 조상을 가진 하나의 집단으로 묶을 수 있지만, ‘어류’는 그렇지 않습니다. 육지 동물을 제외하고 물속에 사는 것들만 따로 떼어 ‘물고기’라고 부르는 것은, 마치 ‘왼손잡이인 동물’만 따로 모아 하나의 종으로 부르는 것과 같이 과학적으로 근거가 빈약한 분류입니다.
2. ‘물고기’라는 이름의 장벽
룰루 밀러는 우리가 ‘물고기’라는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그 생명체들의 개별적 특수성을 보지 못하게 된다고 지적합니다.
- 언어의 함정: ‘물고기’라는 편리한 단어는 그 안에 포함된 수만 종 생명체의 경이로운 차이점들을 덮어버리는 ‘가리개’ 역할을 합니다.
- 질서의 폭력: 데이비드 스타 조던 같은 분류학자들은 자연에 등급을 매기고 이름을 붙여 통제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자연은 인간이 만든 ‘바구니(분류)’ 안에 깔끔하게 담기지 않을 만큼 훨씬 더 복잡하고 역동적입니다.
3. 분류학의 파괴가 주는 철학적 해방
이 책이 과학 책을 넘어 인생 책이 되는 이유는 이 지점에 있습니다. ‘물고기’라는 확고한 개념이 사실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우리 삶에 큰 시사점을 줍니다.
- 지위와 등급의 무의미함: 세상이 정해놓은 ‘우월한 것’과 ‘열등한 것’, ‘정상’과 ‘비정상’이라는 분류 또한 ‘물고기’라는 단어처럼 인간이 임의로 만든 허상일 수 있습니다.
- 민들레 원칙: 분류학적 파괴를 수용하면, 우리는 대상을 정해진 틀로 보지 않게 됩니다. 어떤 이에게는 잡초인 민들레가 다른 이에게는 귀한 약초이듯, 모든 존재는 맥락에 따라 무한한 가치를 지닙니다.
▷ 요약하자면
‘분류학의 파괴’는 우리가 당연하다고 믿었던 세상의 질서가 사실은 인간의 오만과 편의가 만들어낸 ‘편견의 산물’임을 폭로하는 과정입니다. 저자는 이 파괴를 통해 독자들에게 “세상이 당신에게 매긴 이름이나 등급에 갇히지 말라”는 강력한 위로를 건넵니다.

▶ 우생학(Eugenics)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에서 룰루 밀러가 우생학(Eugenics)을 비판하는 방식은 매우 날카롭고 감정적입니다. 단순히 과거의 잘못된 과학을 비판하는 것을 넘어, ‘질서를 세우려는 열망’이 어떻게 ‘악’으로 변질될 수 있는지를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삶을 통해 추적합니다.
구체적인 비판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우생학의 논리: “인간에게 등급을 매기다”
데이비드 스타 조던은 물고기를 분류하듯 인간도 ‘우등한 유전자’와 ‘열등한 유전자’로 나눌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 적자생존의 오용: 그는 다윈의 진화론을 왜곡하여, 가난, 질병, 범죄, 지적 장애 등을 모두 ‘유전적 결함’으로 보았습니다.
- 복지라는 이름의 폭력: 조던은 사회적 약자를 돕는 것이 오히려 ‘열등한 유전자’를 퍼뜨려 인류를 퇴보시킨다고 주장했습니다. 따라서 인류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이들의 번식을 막아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2. 구체적인 가해: 강제 불임 시술
이 책은 미국 우생학이 단순히 이론에 그치지 않고 얼마나 실질적인 비극을 초래했는지 폭로합니다.
- 인디애나 법안: 조던의 영향력 아래, 미국 인디애나주를 시작으로 수많은 주에서 범죄자나 정신질환자 등을 대상으로 한 강제 불임 시술법이 통과되었습니다.
- 카리 버크(Carrie Buck) 사례: 책에 등장하는 카리 버크는 ‘부적격자’로 판정받아 강제로 수술을 당한 피해자 중 한 명입니다. 하지만 그녀는 단지 가난하고 힘든 환경에 처해 있었을 뿐, 조던이 말한 ‘열등한 인간’이 아니었습니다. 저자는 이를 통해 권력이 정한 ‘질서’가 얼마나 임의적이고 잔인한지를 보여줍니다.
3. ‘자기가축화’와 ‘다정함’의 부재
앞서 읽으신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와 연결되는 중요한 비판 지점입니다.
- 우생학자들은 ‘강하고 우월한 개체’가 생존의 핵심이라고 믿었지만, 실제 인류의 역사는 ‘다정함’과 ‘다양성’ 덕분에 유지되었습니다.
- 우생학은 다양성을 ‘불순물’로 보고 제거하려 했으나, 생물학적으로 다양성은 종이 멸종하지 않기 위한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즉, 우생학은 과학적으로도 완전히 틀린 선택이었습니다.
4. 핵심 비판: “민들레는 잡초가 아니다”
룰루 밀러는 우생학의 가장 큰 죄악을 ‘존재의 다층적인 가치를 무시한 것’으로 봅니다.
- 조던은 어떤 사람을 ‘부적격자’라는 하나의 이름(분류)으로 규정하고 그 삶을 파괴했습니다.
- 하지만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증명하듯, 인간이 만든 분류는 완벽하지 않습니다. 누군가에게 ‘잡초’인 민들레가 다른 이에게는 ‘치유제’이듯, 사회가 정한 기준에서 벗어난 사람들도 각자의 맥락에서는 누구보다 소중한 존재라는 것입니다.
▷ 요약: 룰루 밀러의 결론
우생학 비판의 끝에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는 타인의 가치를 판단할 자격이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세운 ‘질서’가 절대적이라고 믿는 순간, 우리는 타인을 비인간화하고 파괴하기 시작합니다.
“승리자만 살아남는 세계가 아니라, 모든 생명체가 각자의 자리에서 의미를 갖는 무질서한 세계가 실제 우주의 모습이며 더 아름답다.”

우리가 믿는 질서는
환상일 수 있으며
그 환상을 부술 때
비로소
자유와 공감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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